우리땅 여정

열린 마음을 반영한 것 같아

어린왕자 친구 2020. 11. 10. 22:12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 내 아트카페

익산 문화예술의 거리에서 아트카페를 알게된 것은

함께 그 거리를 찾은 동료분이 어디 들어가서 앉자고 하시면서였다.

"나는 영업 출신이라 어디가서 말 걸고 이야기 나누는 걸 잘해"하시면서

이미 그 일대를 섭렵하신 분으로서

홍대 미대 출신인 카페 사장님이 장애가 있는 아들을 위해 가게를 차리게 되었다는

설명을 해주셨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내 마음은 이미 그날의 할 일에만 가있어서

그 이상 다른 것은 들어올 여유가 없었다.

그곳의 진가(眞價)를 알게 된 것은 거리를 돌고

차가운 날씨를 피해 어딘가 앉기 위해 다시 찾았을 때였다.

사장님은 어디 가셨는지 아무도 없는 가게에 들어섰는데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

누군가 들어왔다는 것을 알리는 전자벨 소리나 그 흔한 종소리, 풍경소리도 나지 않았다.

'누구나 들어오세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하는듯이.

그러고보니 아까 차를 내오시는 사장님의 웃음 띤 얼굴이 이 조용한 맞음과 잘 어울린다 싶었다.

이렇게 편할 수가 있을까

마치 내가 이곳을 여러번 찾은듯 조용한 (남의) 가게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이제 카페 곳곳에 걸린 사장님의 그림들을 둘러보기 시작한다.

장애인 아들을 둔 어머니라면 어딘가 걱정과 어두움이 있을 것 같은데

그림들이 하나같이 밝다.

그러던 중 윗층에서 사장님이 내려오셨다.

우리를 보고 작은 소리로 순간 '엇!'하셨으나

동료분의 양해를 구하는 말씀을 듣고는

다시금 사장님의 그 조용한 웃음 띤 얼굴을 보여주시며

밖으로 나가셨다.

생전 처음보는 사람을 두고 가게를 비우시다니,

'정말로 열린 곳이네' 싶었다.

그날 밤, 집에 돌아와서

홍대 미대 출신 디자인 차장에게 다음에 같이 가자고 카톡을 남겼다.

조용히 그림 감상하면서 차를 즐기고 싶은 분이라면 와보시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