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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동주의 촬영지, 익산 왕도미래유산센터에서 별 하나에 추억(追憶)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憧憬)과/ 별 하나에 시(詩)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마디씩 불러봅니다/ 소학교(小學校) 때 책상(冊床)을 같이 했든 아이들의 이름과, 패(佩), 경(鏡), 옥(玉) 이런 이국(異國) 소녀(少女)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 잠” “라이너 · 마리아 · 릴케” 이런 시인(詩人)들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읍니다./ 별이 아슬이 멀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北間島)에 게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나린 언덕 우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읍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우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우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게외다.윤동주님의 「별 헤는 밤」의 일절이다.
스산한 바람이 불어서일까
이제 2020년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깨달아서일까
마음이 휑하니 허전하다.
밤하늘을 올려다보다가
문득 떠오르는 시구절이
어릴적 그 뜻도 모르고 듣던 윤동주님의 시
그리고 뒤따라 떠오르는 그 분의 사진.
자상하나 의지가 굳은 그 얼굴
지식인으로서 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고민했을 그를 생각하니
나의 고민은 한없이 작게 느껴진다.
감사하자, 나의 고민은 행복한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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