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나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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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상상나래 여정 2021. 11. 12. 22:18
낙엽 레미 드 구르몽(Remy de Gourmont)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은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 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은 흩어지며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운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 되리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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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봄날상상나래 여정 2020. 5. 31. 01:22
찬란한 봄날이다 평화로운 봄날이다 금강변에 나갔다가 노란꽃과 어울어진 초록에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이 정말 좋았다. 기분이 좋아 자연스럽게 내 머릿 속을 맴도는 찬란한 봄이라는 단어를 찬란한 봄, 찬란한 봄 몇차례 되뇌다 보니, 문득 김영랑 시인의 이 떠오른다. “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모란이 뚝뚝 떨어져버린 날/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모란이 피기까지는/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왜 갑자기 가슴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