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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자의 자존심은 지켜주자
    꽃길 여정 2020. 9. 2. 19:33

    그동안 연애 같지도 않은 연애를 하면서 깨달은 것은
    절대 여자의 자존심은 상처 입히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차갑고 이른바 싸가지가 없는 여자도
    알고보면 여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나서는 더더욱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그래서 생각치도 않은 연애가 시작되기도 했다.
    예전에 썸타던 디자인 실장도 그 한 예로,
    나는 일 때문에 만나는 것 밖에 없는데
    자꾸 '커피 사달라', '주말에 뭐하느냐' 등
    안그래도 안하무인에, 차가운 말투로 비호감인 사람인데, 별로 답하고 싶지 않은 말을 자꾸 걸어와서 거부감이 들었다.
    그래서 업무로 만날 일이 있어도 부하 직원에게 시키거나, 다른 디자이너와 일하고
    실장이 잠시 자리를 비울 때를 기다렸다가 책상 위에 서류를 놓고 오거나 했는데
    그렇게 만나지 않으려고 한 것이 1년이었나보다.
    실장이 다른 사람에게 내가 1년째 자신과 말도 안하고 피해다닌다고 이야기했는지
    다른 디자이너가 어느날 나에게 물어왔다
    "혹시 실장님과 말 안해요?"
    괜히 이런저런 말을 하기도 좋지 않고 해서
    "그럴리가요. 실장님이 하도 바쁘신 분이라 만날 기회도 없고, 저도 일하느라 시간도 없고..."
    변명을 하며 계속 피하던 어느 날
    어쩔 수 없이 함께 해야하는 프로젝트가 맡겨졌다.
    많이 친절해진 그녀의 모습에 거부감은 어느 정도 줄어들었는데
    성공적으로 프로젝트를 마친 마지막날, 팀 구성원 모두 기분좋게 외출 후 사무실로 돌아오는 길..
    어떤 상황이었을까?
    그녀가 먼저 "나랑.. 사귀어야 하는데..,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해와서
    순간 할 말을 잃고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봤을 때,
    그녀가 민망해 고개를 떨구고 바닥을 바라보는 것을 보자마자,
    '아차!' 싶은 마음에 "사귀지 뭐"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뱉은 한마디로 우리의 연애는 시작되었다.
    나는 그 대상이 나라는 것을 떠나
    그녀가 사랑에 빠져 행복해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그 날카롭고 차가웠던 사람에게서
    따뜻하고 밝은 아우라가 느껴지고
    웃음이 많아지고
    내가 입는 옷과 비슷한 옷을 사서 맞춰입고
    나보다 사내 서열도 높고, 도도하고 콧대 높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사람인데 나를 만나러 내 사무실에 오기도 하고..
    내가 뭔가를 해주면 내게는 티안내고 있다가
    어쩜 그렇게 사람이 따뜻하고 자상하냐며
    주변에 자랑하고..
    (오랜만에 나온 기억.. 반갑다)
    그리고 우리가 헤어질 때도 나는 정성을 다해 그녀에게 인사를 건넸다.
    여건상 헤어질 수 밖에 없어도 그녀가 그로인해 상처받지 않도록...
    때론 그녀의 자존심을 지켜주느라 내가 바보가 될 때도 많았다.
    상황따라 달라지는 여자의 마음에 나 또한 어찌할바를 몰라 갈팡질팡할 때도 있었다.
    한 발 다가서면, 두 발 물러서는 것 같은
    단념하고 돌아서려 하면, 다시 내 마음을 흔드는...
    알 수 없는... 정말 알 수 없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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