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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6.25 전쟁영웅 : 레너드 라루인생 여정 2020. 12. 18. 22:32
6.25 흥남철수작전 당시 피란민 1만4천여명을 구출한
메러디스 빅토리(SS Meredith Victory)호 선장 미국인 레너드 라루(Leonard Larue)님이
국가보훈처가 선정하는 12월의 6.25 전쟁영웅으로 발표되었다.
누이는 이 구출은 사실 기적이었다면서 그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1950년 당시 35세였던 그는 이미 2차 세계대전을 겪어 수많은 죽음을 목격한 사람이었고,
임무를 마친 후 그냥 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흥남 부두에 몰려있던 피란민을 외면하지 못하고 배에 태우기로 했다.
원래 이 배의 승선정원은 60명
이미 47명의 선원들이 타고 있었기에
13명만 더 태울 수 있었다.
그런데
더 태울 수 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배가 마치 고무처럼 늘어나는 것처럼 어디선가 공간이 생겨나는 것이 같이 계속해서 태울 수 있었고...
12월 25일 거제도 장승포항에 도착한 피란민은 1만4천여명이었다!
음식과 물, 이불, 의약품이 모두 부족했고,
적이 공격하는 와중이었지만 희생자는 한명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새 생명이 다섯이나 태어나는 항해였다.
베네딕토 수도회의 마리너스(Marinus) 수사로 나머지 인생을 봉헌하다 그는 1952년 작전 참가 업무가 끝났고, 1954년 바다를 떠나 뉴저지주 뉴턴시에 있는 베네딕토회의 성 바오로 수도원(St. Paul's Abbey in Newton, N.J)에 들어가 "바다(marine)가 아니라 성모 마리아에서 따왔다"는 '마리너스'(Marinus)라는 이름의 수사로 2001년 10월 14일, 87세로 숨질 때까지 평생을 봉헌했다.
그러나 이 기적같은 사건은 그가 수도원에 들어가서도 이야기를 하지 않아, 미국정부가 훈장을 수여하기 위해 수소문해서 그를 찾아갈 때까지 아무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라루 선장은 흥남 철수 작전 당시 상황을 "나는 쌍안경으로 비참한 광경을 봤다. 피난민들은 이거나 지거나 끌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지고 항구로 몰려들었고, 그들 옆에는 병아리처럼 겁에 질린 아이들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또 당시 항해를 "때때로 그 항해에 대해서 생각한다. 어떻게 그렇게 작은 배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을 태울 수 있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한사람도 잃지 않고 그 끝없는 위험들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그해 크리스마스에 황량하고 차가운 한국의 바다 위에 하느님의 손길이 우리 배의 키를 잡고 계셨다는 명확하고 틀림없는 메시지가 내게 와 있었다"라고 회고했다.
라루 선장은 이때의 경험으로 베네딕토회 수사가 된 것으로 보인다.
시간이 흘러 마리너스 수사가 몸담았던 성 바오로 수도원은 수사를 지망하는 지원자 수가 현격히 줄어 폐쇄 위기까지 갔다고 한다. 그러나 2001년 마리너스 수사가 세상을 떠나기 이틀전 (그에 대한 사연을 전혀 모르고 있던) 한국의 왜관수도원에서 인수하여, 이후부터는 왜관수도원의 수사들이 파견돼 미국 천주교회 내 한국인 수도단체로 공동체 활동을 하고 있다.
조물주(造物主)의 큰 그림을 이 작은 머리는 어찌 알까.. 알면 알수록 내가 얼마나 모르는 것이 많은지 깨닫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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